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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사자 이야기 | [2017 캠프봉사 이야기#4] 감사의 참 의미, 당연한 것은 없습니다. (황종현 자원봉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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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비전케어 작성일17-05-18 12:22 조회52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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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봄 기운이 가득하던 4월의 셋째주, 우즈베키스탄 부하라 비전아이캠프에 참여했던

포스코대우 물자화학전략그룹 황종현 자원봉사자의 이야기를 여러분에게 전합니다. :)

 

안녕하십니까? 포스코대우 물자화학전략그룹의 황종현 사원입니다. 저는 지난 4월 비전케어의 우즈베키스탄 아이캠프에 포스코대우 우수봉사자 자격으로 참여했습니다.

 

4일간 진행된 이번 캠프에서 제 역할은 외래진료를 마치고 수술을 받기 위해 산동실로 오는 환자들을 맞이하는 일이었습니다. 수술을 받기 전 환자들 눈에 안약을 넣어 동공을 확대(산동)시키고, 산동된 순서대로 수술복을 입혀 수술실로 들여보내는 것이었죠. (수술은 보통 백내장 수술을 했어요. 수술이 용이하게 진행되기 위해서는 환자의 동공이 최대로 확대되어야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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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환자에게 안약 넣는 방법을 현지 간호사에게 교육받고 있는 황종현 봉사자.

 

 

 

 

97명의 환자가 이번 아이캠프 기간 동안 수술을 받았는데, 시작하는 첫 날 만났던 4번 환자 Atmedov Ismoic 할아버지와의 에피소드를 여러분께 소개합니다.

 

아이캠프 첫 날, 처음 참가해 약간 긴장한 저는 허둥지둥대며 안약넣는 방법과 순서를 숙지하고 있었는데 환자 7분이 연속해서 산동실로 들어왔습니다. 연세가 지긋하신 할아버지와 할머니들이었는데, 거동이 불편하셔서 도움 없이 혼자서는 1m도 걷기 힘들어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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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력검사를 기다리는 사람들. 긴장한 듯 보이지만 진료받게 돼 기쁘다고 거듭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그런데 유일하게 한 할아버지만 부축없이 당찬 걸음으로 산동실 한 켠의 의자에 턱하니 앉았습니다. 1년 동안 이 순간만을 기다렸다는 할아버지는 드디어 수술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에 매우 들떠 보였습니다. 수술 차트와 팔찌의 번호를 확인하기 위해 다가간 제게 연신 왼쪽 가슴에 손을 얹고 선 "스파시바(спаси́бо, 고마워요)"를 반복하며 말씀하시는데, 그 큰 눈망울로 빨리 수술 받고 싶다고 말하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수술 차트의 순서대로 1번 할머니부터 7번 할아버지까지 차례대로, 일명 "마산항"이라고 불리는 마취제, 산동제, 항생제 안약을 눈에 넣어드렸습니다. 그리고 환자들의 눈이 산동이 되기를 기다렸는데, 가장 빨리 산동(동공 확대)이 된 환자는 부축없이 당당히 걸어왔던 4번째 순서의 할아버지였습니다. 때문에 번호에 상관없이 4번 할아버지가 이번 의료캠프의 1호 수술 환자가 되는 것입니다. (일정 시간이 지나면 산동이 풀려버리기 때문에, 최대 확대가 되면 바로 수술대에 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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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력검사를 기다리는 사람들, 긴장한 듯 보이지만 진료받게 돼 기쁘다고 합니다.

 

 

 

4번 할아버지가 들어가고 약 20분정도 지났을 무렵, 갑자기 수술실에서 큰 고성이 들렸습니다. 환자들을 체크하며 안약을 넣고 있던 저는 깜작 놀라서 수술실 상황을 물었습니다. 큰 소리를 지른 것은 4번 할아버지였고, 수술 진행이 생각보다 어렵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10분 정도 지났을까, 수술실 문이 열리고 밖으로 나온 사람은 4번 할아버지였습니다.

 

할아버지는 매우 당황한 얼굴이었습니다. 좀 더 정확히 표현하자면, 매우 겁먹은 모습이었습니다. 수술실 간호사에 의하면, 할아버지가 눈을 뜨지 못하고 계속 감아서 수술진행이 어려웠다는 겁니다. 저와 다른 봉사자들은 일단 할아버지를 외래 진료실로 돌려보냈고, 할아버지 마음이 진정되기를 기다렸습니다.

 

시간이 꽤 흘렀고, 다른 환자들이 모두 수술을 받는 동안에도 그 할아버지의 모습은 보이질 않았습니다. '혹시 그냥 가버리신건 아닐까'하는 궁금한 마음에 외래진료실에 확인해보니, 할아버지는 심장약을 먹고 안정을 취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그 당당한 걸음의 할아버지가 심장 문제가 있어서 수술이 어렵다는 것도 놀라웠지만, 더 놀라웠던 것은 심장약을 먹고서라도 꼭 수술을 받겠다는 그 분의 의지였습니다.

 

환자들은 각자의 사연 때문에 어떻게든 수술을 받고 싶어했지만, 일주일의 캠프기간 동안 제한된 장비와 물품으로 환자들을 수술해야 하는 아이캠프의 특성상 더 많은 환자들에게 수술을 해 줄 수 없다는 것이 안타깝고 아쉬웠습니다.

 

늦은 오후가 되어서야 할아버지가 산동실에 왔습니다. 저를 비롯한 다른 봉사자들 모두 할아버지에게 이목이 집중되었고, 혹시나 위험하지 않을까 염려되어 다음 기회에 수술을 하는 건 어떤지 물어봤지만 할아버지는 단호했습니다. 이미 대기하고 있던 다른 환자분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4번 할아버지를 먼저 수술실로 들여보냈습니다.

 

할아버지의 수술은 생각보다 오래걸렸고, 저는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부디 수술을 잘 마치고 나오길 기도하며 기다렸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수술실 문이 열리고 할아버지의 오른쪽 눈에 안대가 씌여진 채 간호사의 부축을 받으며 나왔습니다.

 

아직 긴장이 채 가시지 않은 얼굴이었지만, 할아버지는 매우 기뻐보였습니다. 이동하는 내내 모든 사람들에게 연신 말하던 "스파시바(спаси́бо, 고마워요)"가 아직 제 귓가에 맴돕니다. 곧 볼 수 있다는 희망 앞에 잠깐의 고통과 아픔은 아무 것도 아닌 거 같았습니다. 병원을 떠나며 할아버지는 감사의 의미로 제 손에 사탕 2개를 쥐어주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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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술이 끝난 후, 할아버지와 아이캠프 팀원들.

 

 

 

캠프 마지막 날, 동행했던 의사선생님으로부터 이런 말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우리가 수술한 환자들은 한국에서 1급 장애인 판정을 받을 정도로 상태가 심각해. 그런데 어떻게 병원까지 혼자 걸어서 왔는지 진짜 놀라워. 그만큼 간절하다는 것이겠지. 지금까지는 나이가 들면 안보이는 거구나 하면서 자연의 순리라 여기고 그냥 살았던 것 같아. 거동이 힘들어지는 것처럼... 하지만, 어느 날 자기처럼 눈이 안보이던 사람이 갑자기 수술받고 앞이 보인다니까 본인도 그러고 싶어진 거지. 조그만 '희망'이 생긴거야. 희망…”

 

4번 할아버지 외에도 다른 환자들과 함께 이야기하며 정말 많은 것을 느꼈습니다. 세상은 넓고, 평소에 내가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들이 결코 당연한 것이 아니라고아이캠프는 풍족한 삶 속에 갇혀 불평과 불만만 늘어놓았던 제게 감사의 참 의미를 되새기게 해준 좋은 기회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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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이캠프 마지막 날, 수술받은 환자들과 아이캠프 팀원들이 모두 모였다.


 

글. 황종현 봉사자

편집. 커뮤니케이션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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